귀를 즐겁게 하도록 배열된 음은 지금껏 알려진 모든 문화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널리 활용되어 왔다. 원하는 분위기에 맞는
양식으로 청취자의 주의를 집중시켜 주는 것이 가장 오래되고 어쩌면 가장 보편적인 음악의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춤곡을 비롯하여, 결혼식, 장례식, 종교의식을 위한 음악, 애국심을 고양시키는 노래, 연애 감정을 불어넣어 주는 음악, 군대가
질서정연하게 행군할 수 있도록 해주는 행진곡 등이 만들어진 것이다.
중앙 아프리카의 이투리 피그미 족은 어려운 시기가 닥칠 때면 ,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해 주는 은혜로운 숲이 우연히 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기가 오면, 종족의 우두머리들은 지하에 묻어 두었던 신성한 뿔피리를 파내어 며칠 동안 밤이고
낮이고 불었다. 잠자는 숲을 깨워 좋은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자 한 것이다.
이투리족의 이 같은 음악 사용법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는 음악적 기능의 좋은 표본이다. 뿔피리 소리가 숲을 깨우지는 못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익숙한 피리 소리가 피그미 족에게 곧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 자신감을 갖고 미래에 맞서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오늘날 음악의 대부분도 이와 비슷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인격 형성의 갈림길에서 하루 종일 이런저런 방황을 하는 십대들은
특히 음악에 의존해 그들의 의식속에 어느 정도 질서를 회복한다.